둘째딸 동시 표절 사건

Posted in 세상살이/끄적끄적 // Posted at 2010. 1. 28. 00:23

오늘은 날씨가 궂어...
오후에는 눈발이 날리더니, 저녁 무렵부터는 비가 내리더군요.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관계로 강남역에서 5천원을 주고, 하나 사서 집으로 돌아와
현관에 우산이 마르도록 펼쳐 놓았습니다.

잠시 후 작은딸이 종이를 내밀더군요.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동시가 적혀 있었습니다.


                 우산
                                          - 글쓴이 : 둘째딸

우산은 커다란 방패

빗물화살 날아오면 모두모두 막아주네

햇살 창 공격할 땐 그늘 방패 되어주고

바람칼이 몰아치면 이리저리 받아치네

우산은 나를 보호해 주는 커다란 방패


처음 읽어주는 시를 듣고 깜짝 놀랐지요.
현관에 놓여 있는 우산을 보고 적어다고 하니...
그동안 숨겨져 있던 작은 딸의 재능을 발견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옆에서 듣고 있던 언니 曰

저거 5학년 1학기 국어책에 나오는건데... 켁~

쪼그만 녀석이 사기를 치다니...
아니라고 우겨대지만, 결국 물증 앞에...ㅋㅋ

한편으로는 괘씸하지만... 아빠를 닮아 노홍철 같이 똑똑한(!) 사람이 되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찬찬히 동시를 음미해 보면, 누가 썼는지 정말 잘 쓴 시 같습니다...